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3일 오전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행정부의 2027 회계연도 재무부 예산안을 설명하며, 지난해 통과된 '근로 가구 세제 혜택(Working Families Tax Cuts)'을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입법"이라고 강력히 옹호했다.
베센트 장관은 "올해 세금 신고일(Tax Day)에 우리는 정부가 얼마나 많이 가져갔는지가 아니라, 근면한 미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지갑에 남겼는지를 축하했다"고 말하며, 6,200만 건 이상의 납세 신고서가 팁 무과세, 초과근무 무과세,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저·중소득 노인 공제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의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이크 크래포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근로 가구 세제 혜택은 근로계층 미국인들에게 역사적인 세금 감면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국내 투자를 늘리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친성장 세제 정책을 영구화했다"고 거들었다.
베센트 장관은 팁에 세금 면제 정책을 통해 해당 노동자들이 연간 최대 1,750달러를 절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 자영업자이 주목하는 소상공인 20% 세금 공제(199A) 영구화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약 800만 사업자에게 평균 4,600달러 혜택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소셜시큐리티 소득 공제 청구자 3,000만 명 돌파와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청구자도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조 달러 세금 폭탄의 위기가 만든 절세 폭탄 정책
이 법안이 탄생한 배경은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세금 및 일자리 감면법(TCJA)'의 일몰 조항이다. TCJA의 핵심 감세 조항들은 2025년 말로 효력이 만료될 예정이었으며, 의회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평균적인 미국 가정은 약 1,700달러의 세금 인상 압박에 직면할 상황이었다.
"의회가 행동하지 않으면 미국인들은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 달러의 세금 인상에 직면하게 된다." —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취임 인사청문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이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2017년 감세 조항의 영구화를 비롯해 팁·초과근무 무과세, 소기업 공제 영구화 등을 포함한 대규모 패키지로 구성됐다.
성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026년 세금 신고 시즌의 평균 환급액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초과근무 공제가 이 증가분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다만 전체 가계 중 약 9%만이 초과근무 공제 혜택을 받으며, 이들의 평균 세금 절감액은 약 1,400달러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어, 혜택의 분배 범위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한인 가정에 미칠 파급 효과 ... 식당 사장부터 연로한 부모님까지
요식업·유통업·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과 연방정부 및 민간 기업 종사자들이 혼재하는 다층적 커뮤니티인 워싱턴 한인 사회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DMV 한인 사회에서 가장 즉각적인 혜택이 예상되는 집단은 요식업 종사자들이다.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 노래방, 네일숍, 스파 등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직원들 중 팁을 받는 근로자들은 해당 소득에 대한 연방 소득세를 더 이상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팁·초과근무 면세 조항은 해당 근로자들에게 연간 최대 1,750달러의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주 5일, 하루 8시간 이상을 서서 일하는 한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이 금액은 결코 작지 않다.
소상공인 세금 공제 영구화의 의미
소상공인 20% 세금 공제(199A)의 영구화는 사업주들에게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확실성을 제공한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식료품 마트, 세탁소, 뷰티 서플라이 업주들이 설비 투자나 고용 확대를 결정할 때 이 조항은 중요한 재정적 기준점이 된다. 단기 일몰을 우려해 투자를 미뤄왔던 한인 사업주들에게 '영구화'라는 두 글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연로한 부모 세대를 위한 노인 공제
DMV 한인 커뮤니티의 또 다른 특성은 1970~80년대 이민 1세대가 이제 60~70대 고령층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소셜시큐리티를 수입원으로 삼는 한인 어르신들에게는 소셜시큐리티 소득 공제와 저·중소득 노인 보너스 공제가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변수 — DC와 메릴랜드·버지니아의 차이
중요한 변수가 있다. 워싱턴 D.C. 의회는 '근로 가구 세제 혜택'의 팁 무과세, 초과근무 공제, 노인 보너스 공제 조항을 DC 지방세에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디커플링)했다. 이는 D.C. 거주 한인들이 연방 세금에서는 혜택을 받더라도, 지방세에서는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의미다. 반면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거주 한인들은 각 주의 세법 연동 여부에 따라 추가 혜택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번 세금 신고 시즌을 통해 DMV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도 초과근무 공제와 팁 무과세 혜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공제 조항에 대한 혼란이나 정보 부족으로 인해 혜택을 놓치는 납세자가 상당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인 커뮤니티 내 회계사나 세무사, 한인 상공회의소 등이 정보 전달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다.
핵심 조항인 팁·초과근무 무과세는 2028년 말로 일몰될 예정이다. 이 조항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점은, 혜택이 사라지는 시점에 다시금 납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기업 공제 영구화와 달리 이들 조항의 항구화를 위한 추가 입법 여부가 향후 한인 사업주와 종사자들의 재정 계획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다.
베센트 장관이 오늘 상원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숫자들 뒤에는, DMV 한인 커뮤니티의 식당 주방과 네일숍, 그리고 소셜시큐리티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삶이 담겨 있다. 세금 정책의 변화는 언제나 디테일 속에서 승부가 갈린다. 한인 사회가 정보 격차를 좁히고 이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커뮤니티 차원의 세무 교육과 정보 공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